2018년 6월 17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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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신었던 빨간 구두, 그 유명한 마릴린 먼로의 흰색 홀터넥 드레스, 아이언맨, 수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수많은 수퍼히어로들이 지구를 구할 때 입던 수트….

영화팬들이라면 성별과 나이에 상관 없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할 만한 전시가 LA에 상륙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AMPAS)가 영국의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과 손잡고 기획한 '할리우드 코스튬(Hollywood Costume)' 전시회다. 

지난 2일 막을 올린 '할리우드 코스튬' 전시는 내년 3월 2일까지 LA카운티박물관(LACMA) 옆 윌셔 메이 컴퍼니 빌딩에서 계속된다. 이 건물은 조만간 공사를 거쳐 할리우드의 역사를 한데 모은 아카데미 박물관으로 재탄생할 공간이기도 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총 35번 아카데미 의상상 후보에 올라 그 중 8번 수상의 영예를 안은 전설의 코스튬 디자이너 이디스 헤드의 트로피들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로마의 휴일' '삼손과 데릴라' '이브의 모든 것' '사브리나' 등을 통해 영화사에 길이 남은 그녀의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장 전체에서 사진 촬영이 허락되는 곳은 오직 이곳 뿐. 이후부터 시작되는 본격적 전시장에서는 촬영이 철저히 금지돼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150여 벌의 개츠비카지노 영화 의상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AMPAS 측에서 무려 5년이란 긴 시간을 투자해 각 영화 스튜디오와 개인 수집가, 영화계 관계자, 배우 등에게 접촉해 모은 값진 작품들이다. 전체 전시장은 영화 의상의 의미와 중요성, 영화 의상 디자이너와 감독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로 나뉘어 구성돼 있다. 

본격적 관람을 시작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찰리 채플린의 '방랑자' 줄리 앤드류스의 '매리 포핀스' 비욘세의 '드림걸스' 속 의상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로 볼 때는 쉽게 알아채지 못했던 섬세한 디테일이나 옷의 질감을 살펴 보는 재미는 물론 배우들의 실제 키나 몸매 등을 가늠해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평범한 일상복 같아 보이지만 그 안에 영화 속 철학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긴 '소셜 네트워크' '파이트 클럽' '본 아이덴티티' 등 속 의상도 볼 만하다. 

강렬하고 어두운 고딕 느낌에 유머가 곁들여져 있는 '애덤스 패밀리'나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등 서로 다른 톱 스타들의 이미지를 기가 막히게 살려냈던 '오션스 일레븐' 속 의상들은 여러 오브제와 프로젝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한 멀티미디어 전시 방식으로 진열돼 또 다른 감상의 기쁨을 준다. 

배우 메릴 스트립이 여러 영화에서 입었던 의상들만 모아 놓은 섹션도 인기다.
배우 메릴 스트립이 여러 영화에서 입었던 의상들만 모아 놓은 섹션도 인기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위해 명 코스튬 디자이너 이디스 헤드가 만든 의상.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위해 명 코스튬 디자이너 이디스 헤드가 만든 의상.

오랜 기간 파트너로 긴밀하게 함께 개츠비카지노 일해 온 거장 감독과 의상 디자이너의 관계가 잘 드러나는 전시 기획도 눈에 띈다. '새'를 비롯한 11개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과 디자이너 에디스 헤드, '가위손' '다크 섀도우'를 통해 멋진 작품을 완성해 낸 팀 버튼 감독과 디자이너 콜린 애트우드, '갱스 오브 뉴욕'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등에서 함께 일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디자이너 샌디 파월 등의 콜래버레이션 흔적이 전시관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다. 감독과 디자이너들이 직접 소개하는 의상의 콘셉트와 작업 과정을 영상으로 만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재미다. 

메릴 스트립의 영화세계를 집중 조명한 섹션도 아이디어가 빛나는 기획이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비롯한 초기작부터 '철의 여인' '맘마미아' '줄리&줄리아' '오거스트:오세이지 카운티' 등 최근작까지 그녀의 연기 변천사를 의상을 통해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젊은 관람객들이라면 최근 극장가를 접수한 수많은 공상과학물들 속 의상을 한 데 모아놓은 곳에 매료될 것이 분명하다. 수많은 수퍼히어로들의 수트는 물론 '엑스맨' 시리즈 속 울버린의 강철 손톱까지 갖다 놓은 섬세함이나, 크리스토퍼 리브 시절 수퍼맨의 쫄쫄이 의상과 21세기 버전 '맨 오브 스틸' 속 특수 수퍼맨 의상을 비교해놓은 재치에도 박수를 보낼 만 하다. 

비교적 최근작에 속하는 '트와일라잇' 시리즈, '헝거게임'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 등에 등장한 의상이나 '브레이브 하트' 속 멜 깁슨, '007 카지노 로얄' 속 대니얼 크레이그, '장고 언체인드' 속 제이미 폭스, '위대한 개츠비' '타이태닉'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터미네이터' 속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주요 의상들도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번 전시의 보물들이다. 

'할리우드 코스튬' 전시는 매주 월, 화, 목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금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다. 입장료는 성인 20달러, 62세 이상 시니어는 15달러, 13세 이하 어린이와 학생증 소시자는 10달러다. 15분 단위로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어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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